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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타워에 묻힌 '3.1 그날의 흔적'
해월 선생 생가터 일대 '동학공원화' 제동
주차타워 건립과 맞물려 대폭 축소 조짐
3.1 만세운동 49일 앞두고 경주서 기도회
'천도교경주교구연혁'일지서 기록 발견
참가대표자 이름도 기재'학술적 가치 ↑'
경주 시민 "소중한 기록, 잘 보존해야"
경상투데이 기자 / lsh9700@naver.com입력 : 2019년 07월 10일(수) 19:06

ⓒ 경상투데이
 "땅을 어머님 살갖처럼 생각하라. 며느리도 한울님이다. 아이를 때리지마라"고 가르쳤던 동학의 제2대 교주이자 위대한 사상가 해월신사 최시형 선생이 우리에게 남긴 첫 발자국이 콘크리트 아래로 묻힐 위기다.

 경주시민들이 민간단체를 결성해 추진하던 해월 최시형 선생 생가터 일대 동학공원화 사업이 경주시에서 추진한 주차타워 건립과 겹쳐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천도교 경주교당에서 보관해오던 '천도교경주교구연혁' 일지에서 경주중앙교회가 있다가 현재 시립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황오동 227번지가 1827년 해월신사가 태어난 외갓집이라는 기록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경주, 진주, 언양, 영천의 대표자 이름과 함께 '1919년 1월 8일부터 2월 25일까지 49일간 3월 1일 독립선언식을 앞두고 중앙총부에서 지시한 특별기도를 본 교당에서 행하다'라는 기록 또한 함께 밝혀져 지역 독립운동사에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독립운동 관련 전문가는 이 기록을 두고 "우선 검증작업을 거쳐야 하겠지만 만약 이 기록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 기록 자체로도 엄청난 가치가 있음은 물론이요 경주 뿐만아니라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사가 다시 쓰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주지역 시민·문화단체들은 이러한 일련의 기록들을 토대로 2018년부터 전국학술대회 및 연구용역 추진, 추진사업회 결성 등 해월신사 생가터 동학공원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경주시가 같은 부지를 대상으로 중소기업벤처부 공모를 신청해 최종 선정돼면서 사업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긴밀하게 협의한 결과 시에서는 주차타워 부지 한 켠에 생가 표지석을 설치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동학의 발상지인 경주시에서 제2대 교주이자 동학의 종교체계를 완성하고 교세확장에 힘쓴 해월신사를 외면한다는 것은 너무도 가슴 아픈 일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주차타워가 아니라 해월신사 생가터 복원과 누구나 편하게 오가며 즐길 수 있는 동학공원 조성이 경주도심을 활성화 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시의 제안에 일부 수긍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시민들은 "천도교가 중심이 돼 만세운동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경주가 인근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기록 또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며 "독립운동과 관련해 이제야 제대로 된 기록이 나왔는데 이를 더 크게 살리지는 못할 망정 축소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업무조정에 나서야 할 경주시에서는 서로 자기 담당이 아니라며 한발 물러나 진척이 없는 모양새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요청이 들어오면 잘 협조해주라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적으로 어느 부서에서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현 단계에서 우리가 나서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주차타워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부터 소문과 언론 등을 통해 조금씩 전해들은 것이 전부"라며 "윗선에서 구두로 어떤 협의가 있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일선 담당자들에게 지시가 내려온 것은 전혀 없다. 만약 요청이 들어오면 생가복원 담당부서와 협의를 통해 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 주차환경개선사업 공모에 당선돼 경주중심상가 주차타워 건립 국비 30억원을 확보했으며 추경에 설계예산을 반영해 건립사업에 착수 할 예정이다.

 황은솔 기자eunsol1986@naver.com

경상투데이 기자  lsh9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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