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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는 건축가 현철우를 만나다]"빈 공간이 삶으로 채워질 때, 비로소 건축의 완성"
경상투데이 기자 / lsh9700@naver.com입력 : 2019년 01월 23일(수) 20:32

ⓒ 경상투데이

현철우 건축가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공대(TU WIEN)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유럽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져아키텍텐(Moserarchitekten)과 로렌츠 아틀리에스(LorenzAteliers)에서 실무를 익혔다. 현재 스위스건축사협회(SIA)등록 건축사이며 ㈜후소 파트너스(HUSO+Partners) 대표와 경남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현철우 건축가를 만나 그의 건축 철학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경상투데이
Q 얼마 전 전원생활을 꿈꾸는 젊은 부부에게 설계해 준 '모악호수 쌍둥이집'이 월간 '전원속의 내집'에 소개됐는데요. 아파트생활을 접고 전원주택의 삶을 준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대부분 의뢰인들의 첫 물음은 '집 한채 평당 얼마냐?'입니다. 이것은 '자동차 한대 좌석 당 얼마냐?'고 묻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합니다. 차라고 다 같은 차가 아니듯 집이라고 다 같은 집이 아니지요.
 의미 없는 평당 단가를 알아보시는 것보다 주어진 대지조건, 보유예산과 희망규모에서 어떤 실현방법들이 있는지를 슬기롭게 함께 풀어갈 파트너로서의 건축가를 먼저 찾아갈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Q 설계 뿐 아니라 가구·조명 등 인테리어 또한 건축디자인의 일부로써 다루시는 데, 어떻게 이런 방식을 택하셨는지?

 집이 작아지면 가구가 되고 가구가 커지면 집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스케일, 즉 크기의 차이일 뿐 공간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가구 또한 건축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 가구는 직접 공간을 구획하고 동선을 결정짓기 때문에 미적인 측면은 물론 기능적인 측면으로써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어떤 공간으로 연출되느냐를 결정짓는 것은 빛이기 때문에 자연채광 뿐만 아니라 조명설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씁니다.

Q 유럽에서도 활동을 하셨는데요. 우리나라 전원주택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집은 '삶을 담는 그릇'이란 말이 있듯이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설계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좌식문화와 입식문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식문화인 우리나라의 경우 신발을 신는 곳과 신지 않는 곳, 즉 바닥 레벨 차이를 둬 안과 밖의 경계임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현관, 화장실, 욕실, 다용도실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그러나 유럽의 주택은 현관문을 들어서면 바닥의 레벨 차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현관에서 신을 벗긴 하지만 소위 '중문'으로 구분할 뿐입니다. 심지어 화장실과 욕실도 별도의 실로 나누고 난방이 되는 하나의 독립된 '룸(room)'으로 봅니다. '모악호수 쌍둥이집'은 이 개념을 적용한 사례입니다. 같은 공간도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차이입니다.

Q 건축을 하실 때 제일 비중을 두고 계신 요소는 무엇인가요?

 '소통'입니다. 두 가지 의미로 나눠서 말씀드리자면, 첫째는 건축계획을 잡을 때 단순히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것이 아닌 그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 '관계'가 바로 '소통'을 말합니다.
 둘째는 모든 디자인 아이디어의 시작이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에서 이뤄지고 발전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한 건물을 짓는다는 것이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는 일인 만큼 '소통'에 많은 비중을 둡니다.

Q 주택을 짓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나 당부가 있으시다면?

 100명의 건축가가 있다면 100개의 작업방식이 있습니다. 모두 같은 건축철학과 스타일로 작업한다면 결국 비슷한 건축물들만 만들어지겠지요.
 건축주의 삶을 디자인에 녹여내면서도 건축주가 몰랐던 가치를 일깨우며 설득할 수 있는 건축가를 우선 만나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Q 지금까지 하신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힘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첫 설계인 '모악호수 쌍둥이집'입니다.
 한국 실정을 잘 모르기도 했고 완공이후 주변 건축가들에게 문의 전화가 걸려올 만큼 국내에서 사례가 드문 자재를 다루려다 보니 취급업체가 잘 없어 여러모로 발품을 많이 팔았습니다. 시공 난이도도 좀 있어서 다소 공사기간이 지연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끝까지 신뢰해 주신 건축주분 덕분에 완성도 있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Q 후소 건축물만의 특징 같은 것이 있나요? 그리고 작가님의 '건축가치관'은 무엇인가요?

 저희 사무실명인 '후소'에 대한 설명으로 답을 대신하지요.
 '논어(論語)'에 회사후소(繪事後素)란 말이 있는데,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이후에 한다는 뜻으로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비유한 말입니다.
 '후소'는 '흰 바탕', 즉 미적 꾸밈보다 그 대상의 바탕이 되는 '본질' 그 자체에 비중을 두는 작업을 지향합니다.
 곧 체험적 공간구축을 말하는 것이며 그 빈 공간이 우리들의 삶으로 채워지면서 비로소 건축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보십니까?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삶의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아파트의 획일성에 대한 기피현상과 옛 것에 대한 향수를 찾는 경향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 귀농가구의 증가로 인해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나머지 주택 또한 평당 개념의 부동산으로 보는 인식이 만연합니다. 건축이 단순히 사고파는 부동산 차원을 넘어 서로 즐길 수 있는 문화로써 또 자신의 삶의 방식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우리들에게 수용된다면  주택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

Q 마지막으로 건축가가 하는 일과 건축가를 꿈꾸는 준비생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건축가는 다양한 건축물의 건축설계를 담당하며 시공에 필요한 설계도면을 그리고 현장 감리와 인허가 등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일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건축가는 좁게는 가구에서 넓게는 도시까지 아우르며 모두에게 이로운 '문화'로써 건축이 가지는 가치를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도 하나의 도시설계라 할 수 있지요.
 건축을 한다는 것은 삶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고 여겨집니다. 인간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이라는 언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주영 기자gst3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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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모악호수 쌍둥이집' - 사진 윤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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