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선도동에 지난해 9월 ‘인터폴커피(INTERFALL COFFEE)’가 문을 열었다. 인공폭포와 특색 있는 건축물·볼거리·먹거리와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을 융합시킨 독특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카페 투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황리단길이 불국사와 석굴암 등 기존 관광지의 존재감을 무너뜨리며 경주 핫플레이스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경주에 가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황리단길 주변의 카페와 음식점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폴커피’ 가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경주 카페와 대기업 프랜차이즈 카페에 맞서 지역 카페의 주류를 형성하며 성업중에 있다. 한 번 찾으면 잊을 수 없는 마성의 카페, 자랑하고 싶은 경주의 카페 ‘인터폴커피’를 소개한다. □인공폭포, 경주의 랜드마크로 부상인터폴커피(도심폭포 카페)는 경주시 충효동 대로변에 위치해 있으며 금아버스그룹에서 지역민들에게 힐링 공간을 제공하고자 만들어졌다. 인공폭포가 돋보이는 2층 건물은 나홀로 주변 상권을 밝히며 경주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쪽은 송화산, 남쪽은 선도산이 보이는 자연녹지 지역으로 대지면적 1970㎡, 건축면적 378.97㎡로 넓고 긴 창과 기둥의 조화가 우주관측소 느낌을 준다. 국제경찰 인터폴(Interpol)과 비슷한 발음은 젊은이들의 취향과도 잘 어울린다. 인공폭포와 외부계단, 매장 입구의 작은 폭포와 수로는 진입공간의 다양한 공간과 형태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설계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대지와 3m 이상의 높이 차이가 나는 옹벽이었다. 이 옹벽을 그대로 살려 웅장한 인공폭포로 만들었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겨울에는 빙벽이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겨울 낭만을 제공하며 힐링 스팟(Healing Spot)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편 인터폴커피는 2021년 경주시 건축상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오는 25일 시상식을 갖는다. 경주시 건축상 선정은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건축문화 창달과 도시미관 향상에 기여한 우수한 건축물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설계를 맡았던 김정우 건축사는 “디자인의 궁극의 미는 예쁜 것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을 빼는 작업이다”며 “도시는 다양한 공간이 존재할 때 도시는 깊이를 가지게 되는데 인터폴커피의 건축물로 경주의 풍경이 더 풍부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킵 플로어 구조의 공간 분리
카페의 실내공간은 지형의 높낮이를 이용한 스킵 플로어(Skip Floor) 건축구조다. 실내외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건물 한 층 높이의 반(半)을 올라가거나 내려가도록 설계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3개의 내부공간과 5개의 외부공간은 독립적으로 나누고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길의 연속성을 경험할 수 있다.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긴장감을 더해 주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러한 방식은 내부공간을 역동성 있게 하면서 외부공간에서는 바닥의 차이를 두어 공간을 건축물 내부로 끌어들이는 완충 역할을 하며 내·외부공간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만남과 문화 공존자연스럽게 공간이 분리되면서 각 세대별로 선호하는 장소가 만들어졌다. 건물 입구에 놓인 ‘모아이’ 석상과 ‘기도하는 여인’ ‘요정들의 세상’ ‘해골과 거미’ 등 공간마다 배치된 조각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층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반계단을 내려가면 대형스크린과 그랜드 피아노가 놓인 뮤직홀이 있고 반계단을 올라가면 키치존이 이 나온다. 이곳은 가족 단위의 고객이 많이 찾으며 낮은 테이블과 파스텔톤의 의자, 곰인형, 회전목마 샹들리에가 동심을 끌어당긴다. 또 피아노 내부가 보이는 무인 자동피아노 건반의 움직임은 유아들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
키치존에서 북쪽 도로를 향해 뻗어 있는 테라스는 건물의 등대 역할을 한다. 건너편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환하게 밝힌 조명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편하게 누울 수 있게 선 배드를 비치해 한겨울을 제외하고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여기서 비스듬히 바라보는 폭포 뷰는 인증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사계절 일몰에 맞춰 브랜드 로고에 야간 조명이 들어온다. 일명 별카페, 천사카페로 불리는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가 브랜드 로고를 통해 정체성을 알려준다. 이곳 브랜드 로고는 야자수 모양의 착시현상을 주는 커피잔을 쌓아 놓은 디자인이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서익성 대표의 작품으로 인공폭포와 함께 카페의 브랜드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2층은 주로 중장년층이 찾는 모던존으로 넓은 창은 개방감을 주며 자연 채광이 공간 깊숙이 들어온다. 키 큰 식물과 원목의 테이블로 안정감을 주었다. 내부계단에서 옥상공간으로 이어지는 외부계단은 동양의 건축적 요소인 곡선의 길이 하나로 엮이면서 순환체계를 형성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곳에는 젊은 층이 많이 찾으며 코로나19로 모자라는 공간을 확장했다. 옥상공간은 루프탑 야외테라스로 단차이를 두어 2개의 넓은 공간으로 나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위드코로나19 시대에 안전지대를 겸한 힐링 스팟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차공간은 P1, P2, P3 총 3곳으로 구분돼 있다. □ 청춘 바리스타들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연일 핵폭탄급 뉴스를 쏟아 놓을 때 당당하게 문을 연 어벤저스급 카페. 대형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본사의 홍보와 각종 할인카드 등의 마케팅을 등에 업고 있지만 결국, 커피콩의 신선도와 커피 향에서 승부가 난다. 전 국민이 자가격리, 집콕을 해야 하는 힘든 시기, 오후 9시 영업시간 금지령에도 하루 평균 200~300명이 방문하고 있다.
‘인터폴커피’ 는 서익성 대표를 비롯해 김효진 메인바리스타, 권기환팀장·정기훈 서브 바리스타, 손명진·김효정 직원, 심원태 음악감독 등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춘들이 경주의 카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청춘 바리스타들의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은 진한 커피 향을 머금고 명문 카페의 개념을 확실하게 정립시켜 주고 있다.
서익성 대표는 “커피는 단순히 기호식품을 넘어 현대인과 분리될 수 없는 문화가 함께 한다”며 “커피의 기준이 되는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본연의 맛을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을 가만히 듣다 보면 경주의 젊은이가 운영하는 카페에 믿음이 간다.
유리 진열장 가득한 디저트도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수제로 만든 찹쌀 고구마빵, 감자빵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장 선호하는 빵이다.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얹은 수제 크로플과 대중적이고 친숙한 크림치즈 번과 커피번은 디저트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어린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유기농 우유와 유기농 쥬스도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조각케이크와 장년층을 위한 오란다, 초코쿠키도 많이 찾는다. 커피의 쓴맛과 우유의 부드러운 맛이 섞인 라떼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으며 커피 전 메뉴는 디카페인으로 추가 금액 없이 제공한다. 3만원이상 결제시 영화관람권 증정 이벤트를 진해하고 있다.
서익성 대표는 “인터폴커피는 제게 뜻깊은 매장이다”며 “지금껏 인터폴커피에 주신 사랑만큼 더 맛있고 건강한 제품들로, 더 세련되고 우아한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명품 ‘인터폴커피’는 가족의 추억, 경주의 추억을 되새기는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희망이 넘친다. 코로나19의 철저한 방역지침을 지키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클래식이 흐르는 카페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만남과 문화가 공존하는 카페는 커피 한잔에 클래식 음악과 함께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뮤직홀은 건축 시작부터 공연을 할 수 있게 계단식 50석 규모의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그랜드 피아노와 마이크, 빔 프로젝트, 최고급 보스 스피커, 음향장비 등의 시설을 갖췄으며 공간대여도 가능하다.
카페의 하이라이트는 매일 오후 8시에 열리는 공연으로 카페 입구 알림판에 오늘의 공연 내용을 알려준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해 고퀄리티 공연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들이 찾고 있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 뒤에 서서 관람을 할 정도로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인근 울산·대구·영천·포항 등 클래식 공연에 허기를 느낀 관객들이 찾고 있다.
민경란(충효동·53) 씨는 “매주 일요일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찾는다”며 “이곳에 머물다 가는 시간은 짧지만 공연을 보면서 한 주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직홀에서는 세계적인 클래식 작곡가의 연주와 한류열풍의 핵인 BTS의 ‘다이너마이트’ 음악을 편곡해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피아노에 심원태 음악감독, 특별공연엔 김보석 바이올리니스트와 성악을 전공한 서병조 금아문화재단 이사장이 함께하는 공연이다. 서병조 이사장은 젊은 아티스트와 협연으로 가곡과 가요를 넘나들며 ‘Mattinata’ ‘Tristezza’ ‘지금’ ‘내 겨레 내 나라’ ‘홀로 아리랑’ 등 7080 감성이 어우러지는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을 융합시킨 독특한 연주를 통해 인터폴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느껴지게한다
서병조 이사장은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고 클래식 음악 향유 층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문화 소외계층들을 위한 자선 공연과 카페 수익금 일부를 어려운 지역민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희동 기자press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