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열풍이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그 시절 먹거리들이 소환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전통 떡이 변신을 거듭해 쌀로 만든 디저트로 업그레이드 했다.    떡은 한국인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앉아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음식이며 우리 일상의 가장 친숙한 간식이다. 종류도 많거니와 맛과 영양, 식감과 향을 위한 배합이 과학적이고 절묘하다.    떡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축하할 일이 있거나 중요한 행사에 반드시 준비하는 음식이다.    최근 황리단길에 쌀로 만든 디저트 카페 Meal 이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접목시켜 젊은 관광객의 청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쌀로 만든 디저트 카페를 찾은 고객들은 예쁘게 잘 빚은 쌀로 만든 쌀파이, 도넛크림치즈 설기에 매료되고 있다. 적은 양을 섭취해도 포만감이 빠르며 먹기가 간편하다. ■ 한옥과 마당, 정겨운 우리 떡  떡카페 밀Meal 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황리단길 메인스트릿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골목에 위치해 있다. 아담하지만 따뜻한 느낌의 한옥 카페로 콘크리트 숲속에 갇혀 있는 현대인에게 관광지에서 만난 마당이 있는 풍경은 지친 우리를 지긋이 품어주기에 좋다.    1980년경에 지어진 한옥을 개조해 지난해 9월 개업을 했다. 약 15평 정도의 본체 카페와 25평의 마당이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눈에 뛴다. 황리단길에는 푸릇푸릇한 잔디가 예쁘게 깔려있고 시야가 탁 트인 카페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작은 평수의 내부를 심플하지만 따뜻한 느낌을 내고자 했다. 일부 가구는 인테리어에 맞게 제작해 원하는 나무 느낌을 살렸고 화이트톤과 따뜻한 나무의 색상이 적절하게 어울린다.    위드 코로나시대에 맞춰 야외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캠핑 느낌을 낼 수 있는 작은 파라솔과 캠핑의자 및 나무 오두막, 그리고 피크닉 분위기를 낼 수 있는 4인용 우드테이블 등이 있다. 해가 긴 요즘은 야외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인증샷을 찍는 고객들을 위해 구석구석 예쁘게 꾸몄다.    카페 뒤편에는 담장을 낮추고 큰 거울을 비치해 고객들이 즐겨찾는 명당자리로 통한다.    최가람씨는 "건물 자체를 포토존으로 하고자 전면 유리를 따라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라며 "건물의 도로 쪽으로 낮게 담을 쌓아 나무 유리와 붉은색 벽돌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여성 관광객들의 취향에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황리단길 내에서 주차장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건물 외벽 쪽에 손님들이 요청시 2-3대정도 주차하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20대 뚜벅이 관광객들은 골목골목을 다니며 관광하는 것을 좋아해 개인 차량보다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 주차문제에는 어려움이 적은 편이다.   ■ 젊은이들이 만드는 떡  카페 밀은 교촌내 `황선옥 명인의 떡인당` 딸인 최가람씨(33)와 조카인 황유빈(37)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행사 때나 먹는 것으로 인식됐던 떡을 먹기 편하고 보기 좋게 만들어 황리단길 수많은 카페에서 쌀 디저트로 승부를 걸고 있다.  최가람씨는 어려서부터 황 명인의 떡 연구를 지켜보면서 도왔기에 자연스럽게 떡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중국 북경에서 중국 고고학을 공부한 재원으로 코로나19로 귀국해 `황선옥 명인의 떡인당`에서 떡 만들기를 배웠다.    황유빈씨 역시 고모가 우리 전통 떡에 모든 것을 걸면서 우직하게 한 길을 걷는 것을 보고 떡 연구에 뛰어들어 전통 디저트를 만들면서 본인의 손재주를 발견하게 됐다.    황선옥 명인은 전통 간식을 만들고 있으며 우리 떡과 한과를 고리타분한 먹거리에서 최고의 간식대용 혹은 식사대용품으로 상품화하는 물꼬를 트게 했다. 그래서일까 떡카페 밀에서도 황 명인의 손길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황 명인은 전통 떡 한과의 연구·개발·교육을 통해 전통 떡·한과산업의 발전과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가람씨는 "떡을 배워가면서 전통적인 떡을 어떻게 하면 20대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탄생하게 된 것이 저희 시그니처 메뉴인 쌀파이이다"라며 "떡인당에서 떡메로 만든 인절미를 카페에서도 그 맛을 유지하고자 많은 연구를 거쳐 시그니처 메뉴인 콩고물 인절미를 배워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파이와 접목을 시켰다. ■ MZ 세대 입맛을 사로 잡은 메뉴  분명 떡은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음식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떡만들기`가 지난해 11월 국가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경주 카페밀은 쌀을 베이스로 한 디저트&브런치 카페다.    가람씨는 "맛있는 쌀파이가 있는 디저트 카페 메뉴로 승부를 보고싶다"며 활짝 웃었다. "시그니처 디저트인 `인절미 쌀파이`는 쌀을 베이스로 만든 파이 안에 인절미떡이 들어있고 층층의 크림들과 과일 및 견과류 등으로 채워져 있다"고 소개를 했다.    시즌메뉴로는 딸기쌀파이와 콘 브라운치즈 쌀파이, 애플 쌀파이 등이 준비돼 있다. 떡의 쫀득함 파이지의 바삭함, 각종 크림들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 모든 크림류와 파이지 등은 매장에서 직접 제조하고 있으며 파이는 시즌 과일 종류에 따라 계절별로 변경된다. `도넛 크림치즈 설기`는 누가 맛보더라도 맛있는 도넛모양 설기의 떡 디저트이다.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춰 설기 도넛 안에는 생크림과 크림치즈가 들어가 있다.  카페를 찾은 김유정(부산·28)씨는 "경주 황리단길에 전통 떡 카페가 있어서 좋고 매뉴들이 예뻐서 자꾸 손이 간다"라며 "따뜻한 분위기의 한옥과 아담하지만 정원도 있어 경주의 느낌과 떡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다.  쌀파이와 도넛크림치즈설기, 유부초밥으로 구성된 쌀로 만든 브런치 메뉴인 `삼단meal` 또한 사전예약제로 판매중이다. 카페밀의 시그니처 커피는 `콩꼬물커피`, 콩꼬물생크림과 콩꼬물이 올라간 크림 라떼 등이 있다. 카페밀은 경주 사정로 50번길에 있으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고 매주 수요일은 쉰다.    김희동 기자press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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