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가 지난 25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26일 전국에 비를 내리며 동시에 장마권에 들었다.
이번 장마는 역대급 장마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공기들의 힘겨루기에 기상이변까지 겹쳐 지난해 8월처럼 좁은 지역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기상청이 올해 첫 장마에 전국적으로 30~5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잦은 수해로 고통을 받는 주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철둑길 아래에 묻힌 배수구 막힘으로 해마다 우수기에 밤잠을 설치는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배수구 폭만큼의 철둑을 철거만 하면 물의 흐름이 원활해 침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폐선이 된 철둑길 철거는 요원하다.
장마철이면 해마다 수해를 입고 있는 안강읍 주민 최모씨는 철둑이 물길을 막고 있어 재산 피해는 물론이고 생명의 위협까지 느낀다며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에 수로 위를 가로막고 있는 철둑 일부를 철거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매번 거절당했다.
이유로는 현재 폐선 구간 폐시설물 철거 및 활용방안 용역을 시행 중이며 용역 결과와 폐선 활용계획에 따라 충분한 검토 후 처리 예정이라고 했다. 또 침수지역 내 주민의 안전 및 편의를 위한 배수시설 개선 등은 관할 지자체 소관으로 배수로 시설 개선 관련해 관할 지자체의 협의 요청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경주시와 협의해 민원이 잦았던 경주지역 내 지하차도 평면화 사업을 비롯해 도로선형 개선, 철길 건널목 확포장, 박스 철거 등 공사를 준공했거나 추진 중에 있다.
그러면서도 소수 주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가 예상되는 현실에는 눈을 감은 채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공사에는 속도를 내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철도 중앙선과 동해남부선은 지난 2021년 선로 변경으로 용도폐지됐지만 아직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철길이 사용돼 온 100년의 세월 동안 이 지역 주민들이 수해를 입은 피해를 생각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물길을 막는 원인이 되는 철둑을 철거해야 한다.
피해 지역 주민 500여명은 장마철 눈앞에 보이는 침수 피해에 대비해 지난 4월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에 사용기간이 끝난 레일 및 침목 등은 철거했지만 철둑은 방치하고 있어 올해도 침수로 인한 지역민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철둑을 철거하지 않아 재산상 피해 발생 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통고장을 보냈다.
장마는 이제 시작됐다. 100년의 세월 동안 정부 기관의 교통수단으로 불이익을 받아 온 주민들의 피해를 생각한다면 장마 기간 중이라도 긴급히 공사를 강행해 주민들이 편한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교통수단으로서 100년의 의무를 다한 폐선으로 인한 주민 피해는 더 이상 없어야 하며 하루빨리 이들의 숙원이 해결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