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에서는 지난해 기준 도민의 13.2%인 34만4000여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쌀, 사과, 참외, 포도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농경지는 논 10만2303ha, 밭 14만4126ha로 총 24만6429ha이다. 이중 식량작물이 46%, 과수 22%, 채소 16% 등이다.
경북농업기술원은 농경지 중 46%의 식량작물과 22%의 과수부문에서 특히 신품종 개발을 서두르며 기존의 제품을 대체하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이 농민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신품종들은 지역 농민들의 수익을 늘릴 뿐만 아니라 건강식탁과도 관련돼 전 국민으로부터 관심을 얻을 수 있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신품종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은 수출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포도는 올해 하반기부터 수출을 시작했고 복숭아 딸기는 몇 년 전부터 이미 수출하고 있다. 특히 딸기는 로열티를 주면서 재배해 왔으나 경북농업기술원의 신품종 개발로 오히려 로열티를 받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쌀은 신품종이 개발되면서 수출까지 하며 콩은 이모작이 가능하도록 돼있다.
■ 포도
경북의 포도는 맛과, 향, 색, 식감이 다양하다. 레드클러렛, 골드스위트 등 8품종의 포도를 육성하고 있다. 수입산 포도 및 샤인머스캣을 대체하는 품종이 개발된다.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며 과립이 크고 향기가 우수한 품종들이다.
현재까지 총 8개 품종을 육성해 농가의 실증을 마치고 본격적인 보급을 하고 있다. 올해는 신품종 첫 수출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수출 1호 포도 품종은 레드클라렛이며 지난 8월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에 1.5t 시범 수출하기도 했다. 레드클라렛은 껍질째 먹는 붉은 보석 같은 적색포도로 포도알이 크고 21Brix로 당도가 높으며 은은한 머스캣 향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고 송이 전체가 붉은색으로 착색돼 농가에서도 관심이 높다.
수출 2호 포도 품종은 골드스위트(사진 왼쪽)로 지난 9~10월 베트남과 태국으로 1.5t 수출했다. 골드스위트 품종은 샤인머스캣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했으며 껍질이 얇고 식감이 아삭하며 아카시아향의 황금빛이 난다. 당도가 24Brix로 탕후루처럼 달콤한 단맛을 가지고 있고 한입에 먹기 적당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수확기가 빠른 적색의 루비스위트(사진 오른쪽) △사과 맛이 나는 주황색의 캔디클라렛 △포도알이 큰 적색의 글로리스타 등을 육성했다.
■ 복숭아
경북도는 복숭아 국내 최대 생산지 청도에서 청도복숭아연구소를 운영하며 많은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연구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핵과류 유전자원 보유 연구소 중 하나다. 내수 및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국내외 소비 트랜드에 맞는 고품질 품종 개발을 목표로 복숭아 신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미황, 수황을 시작으로 최근에 육성한 금빛대명까지 총 7개의 황도 품종 시리즈를 개발해 황도 품종 육성 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백, 스위트하백과 최근에 육성한 미소향까지 9개의 백도 품종 육성에도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금빛대명(사진 왼쪽)은 청도복숭아연구소에서 육성된 첫 중생종 황도 품종이며 지난 2021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종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무게 450g, 당도 14Brix 이상으로 과실 품질 특성이 우수하고 외관과 당도가 뛰어나며 크기가 타 품종에 비해 크다.
최근에 육성한 백도 품종인 미소향(사진 오른쪽)은 무게 330g, 당도 14Brix 이상이며 `미백도`만큼 당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유통 저장성은 개선된 최고품질의 복숭아로 농업인, 유통인,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킬 품종으로 기대가 크다. 홍콩 등 동남아시장뿐만 아니라 중동시장인 두바이에도 시범 수출했다.
■ 딸기
딸기는 경북농업기술원의 노력으로 수출용 고품질 대과성 품종 알타킹, 비타킹이 재배되고 있다.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딸기 품종의 해외 로열티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농촌진흥청 중심으로 국가 연구기관에서 딸기 육성이 시작돼 국산 보급률이 높아졌다. 그런데도 설향 품종이 국내 80% 이상으로 편중 재배됨에 따라 품종의 다변화, 특히 수출에 적합한 우수 신품종 개발이 지속적으로 요구됐다.
따라서 수출용으로 알타킹과 비타킹을 연구해 결실을 거뒀다. 두 종류의 딸기는 과실이 크면서 당도가 높고 향긋하며 맛이 좋은 품종이다.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유지된 상태에서 50~60% 착색만 해도 수확이 가능해 수출용 딸기로 적합하다. 지난 2020년 상반기 싱가포르, 태국에 첫 수출을 시작해 현재 홍콩,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등에도 수출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지역 현지에서 반응이 좋다.
비타킹은 과실이 크고 무게 25g 이상 비율이 72.9%로 프리미엄 수출 딸기로 유망하다. 짙은 적색을 나타내며 설향 대비 비타민C 1.4배, 엽산 1.1배 등 함량이 높아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MZ세대에서 선호한다.
■ 콩
속 푸른 검정콩 삼총사 새바람, 경흑청, 빛나두가 신품종으로 각광받는다.
서리태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숙기 등 재배 안정성과 수량성이 높은데 중점을 두고 육성했다.
품질이 우수하고 진한 녹색자엽을 가진 굵기가 크고 수확시기가 10월 하순으로 재래종 서리태보다 20~25일 빠르다. 도복, 불마름병, 모자이크바이러스 등에 강해 내재해성과 내병성을 지니고 있다.
새바람(사진 왼쪽)은 콩의 수확량이 10a당 280kg으로 `청자3호`와 비교해 9% 정도 높고 쓰러짐에 강하며 불마름병에 강하다.
경흑청(사진 오른쪽)은 콩의 수확량이 10a당 287kg으로 `청자3호` 대비 12% 정도 높다. 다른 품종보다 수확시기가 빠른 준조숙종으로 2모작에 알맞다.
빛나두 품종은 수확량이 10a당 254kg으로 표준품종인 `청자3호` 대비 11% 높고 특히 콩 껍질에 백분체가 없어 표면이 깨끗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특성이 있어 MZ세대에 인기가 많다.
■ 벼
쌀에서는 신품종 다솜쌀, 구름찰, 다올쌀이 삼총사로 쌀 재배 및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다솜`은 수량이 많고 우수하며 단백질 함량이 낮으면서도 완전미 비율이 높은 품종이다. 농가, 소비자, 도정업자 모두에게 호평받고 있으며 포항 수출단지, 청도 친환경단지 등에서 브랜드 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특히 올해 포항에서는 두바이에 100t을 수출했다.
`다올`과 `구름찰`은 올해 처음으로 농가에 시범 보급됐다. 다올은 일반 쌀보다 6일 정도 출수가 빠른 조생종 품종으로 빠른 추석용 햅쌀 생산이나 이모작용으로 적합하다. 구름찰(사진 왼쪽)은 기존의 대립찰벼들이 수발아에 약한 단점을 보완한 품종으로 알 크기가 일반 찹쌀보다 30% 정도 더 크고 향기가 나는 중생종이다.
조영숙 원장은 "농업에서 신품종 개발은 경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라며 "신품종 개발 과정에서 최적의 작물 생육 환경을 파악하고 변화된 기후와 자연환경을 적용한 품종개발을 거쳐 미래 농업의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박외영 기자p0414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