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년 만에 만난 초등학교 동창생인 목사와 정치인 그리고 성공한 사업가 셋이 등산을 하게 됐다.  그러다 길을 잃어 한참을 헤매다가 늦은 밤 불빛이 빛나는 농가를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농가 주인에게 하룻밤을 청했고 농부는 방에는 두 사람이 잘 수 있고 나머지 한 사람은 마굿간에서 자야 한다고 했다.    먼저 마굿간으로 간 사업가는 몇십분 지나 도저히 냄새 때문에 잘 수 없다고 뛰쳐나왔다.  뒤이어 마굿간으로 향한 목사도 한 시간이 지나서 냄새 때문에 나왔다.  마지막으로 마굿간에 간 정치인은 몇 분 만에 하는 말이 도저히 저놈의 냄새 때문에 잘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정치인의 썩은 냄새를 풍자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영국의 정치학자 버나드 크릭은 정치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은 다음 달래고, 조정하고, 타협해 공동체의 자유와 질서를 보존하려는 인간의 행위라 했다.  그렇다. 기득권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거침없는 도전이 정치라 생각된다.    곧 있으면 총선이 다가온다. 우후죽순으로 여기저기 큰 꿈을 가지고 출마의 변을 과감히 던진다.  그런데 예비 후보자들은 그 지역의 산재한 문제점을 어떻게 조정하고 타협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은 있는지 모르겠다.  눈에는 보이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빈 공약이 넘쳐난다.    그렇다고 현직에 있는 정치인이 유리하다고도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그들이 지나온 길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해결하지 못한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인들에게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문제를 해결할 기회는 지금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변화하지 않는 모든 것은 기득권을 가진다.  특히 의대 증원을 생각해 보자. 의사집단은 의대증원을 반대한다. 국민 90%는 의대 증원을 원하는데 말이다.  이러한 기득권에 도전하고 협상하고 설득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정치인들은 그들의 이익을 눈앞에 두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  정치 신인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이다.    민주주의의 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다수의 힘을 가진 정당이 개인 정치인의 의사를 당론이라는 압박으로 행사하고 상대 정당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이것이 무슨 민주주의인가.  진정한 민주주의는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존중한 의사를 민의에 반영하는 것이다.  오로지 이 나라의 자유와 질서를 위한 민주주의가 정치다.    이러한 정치를 꿈꾸는 자가 정치인이다. 사리사욕 그리고 당리당략을 위해 눈치 살피고 시민들의 눈물을 애써 외면하며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대하는 정치꾼은 사라져야 한다.  기득권을 가진 자에게 도전하고 공동체의 질서와 자유를 보존하는 행위에 정치인이 필요하다.  정치를 조롱하고 경멸하는 것은 기득 세력에게 도움을 주는 것임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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