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경주시장이 신년화두로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을 서로 연결해 물을 대면 결코 마르지 않는다`는 뜻의 이택상주(麗澤相注)를 언급한바 있다.
그는 "이택상주 마음으로 힘을 모은다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역사문화관광도시를 넘어 첨단산업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5년간 경주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 온 만큼 새로운 경주를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3년을 끌어온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전쟁으로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경주시의 복안을 직접 들어봤다.
■ 신성장 동력 산업에 모든 역량 집중할 때
경주시는 정부 내년도 예산 심의에서 확보한 국비를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 산업에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상용화를 위해 지난 2021년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또 올해 3월 정부가 신규 국가산단 공모에 경주가 선정되면서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국가산업단지가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원에 들어서게 됐다.
SMR국가산단 조성사업은 국내 소형모듈원전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한 특화사업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민선8기 경주시의 핵심 전략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9일 경주시 양남면 나산리 일원에서 첫 삽을 뜬 `중수로해체기술원` 역시 경주의 백년대계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 첨단 에너지 산업 도시로 도약한 `경주`
`SMR(소형모듈원자로)은 출력 300㎿급 이하의 소형원자로로 안전성이 높고 설계와 제작이 매우 간소한 원자로다. 20여개국에서 71종을 개발 중이며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향후 시장 규모가 6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도 정부 주도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2050 탄소중립의 핵심전략으로 SMR개발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 정부도 SMR 독자개발 등 원전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R&D사업 투자를 공언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경주가 있다.
경주는 6기의 원전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있어 원전산업의 최적지로 지난해 7월 감포읍 일원에 SMR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착공에 들어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립사업은 국비 2700억원 등 모두 6540억원을 투입해 1145만㎡ 부지에 연구시설 16개 동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오는 2025년 완공되면 연구 인력만 500~1000여명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개발 등 원전 고도화를 담당하게 된다
이에 경주시는 차세대 원자력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착공을 계기로 경주를 중심으로 원자력 연구개발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서울대 원자력연구소 유치 등 연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원자력산업 주도할 `경주 SMR 국가산단`
정부는 올해 3월 경주시 문무대왕면을 미래 원자력산업을 주도할 SMR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최종 확정했다. SMR혁신원자력 국가산단은 문무대왕면 동경주IC 인근 150만㎡(46만평)에 오는 2030년까지 396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조성된다. 이에 따라 문무대왕면 일원엔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이 들어서게 된다. 산단에는 원자력·전력, 원전해체, 연구개발서비스 등 핵심 23개 업종과 그린에너지, 소재부품, 전기설비 등 29개 연관업종이 입주할 전망이다.
경주시와 경북도는 SMR부품 인허가기관 설립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이전 추진, 장기 임대 등 미분양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경주시는 SMR 국가산단 유치 타당성 조사에 나서며 미래에너지 산업 중심도시로서의 비상을 서두르고 있다.
■ 원전 해체 컨트롤타워가 될 `중수로해체기술원` 경주서 첫삽
원전 해체 기술 고도화·사용화 종합 컨트롤타워가 될 `중수로해체기술원`이 지난 19일 경주에서 첫 삽을 떴다.
원전 해체기술개발의 전초 기지가 될 이 시설은 경주시를 비롯 경북도,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 산업부 등 4개 기관이 참여하며 오는 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사업비 723억원을 들여 2만9487㎡ 부지에 건립, 방사화학분석동, Mock-up 시험동, 사무연구동 등이 들어선다.
완공되면 원전해체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개발기술 실검증 시설 및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원전해체 기술에 요구되는 전문인력 기술지원 및 연구개발·실증 공간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해체 사업 관련 폐기물 분석 인프라 구축 및 분석사업을 통해 해체사업의 안전성 및 신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주낙영 시장은 "SMR국가산단,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이 본격가동되면 경주는 물론 경북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이른바 에너지 산업 중추기지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삼진 기자wba11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