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이 `대가야 궁성지 발굴·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대가야 궁성지 정밀발굴조사에서 확인된 해자 내부에서 대왕명(大王名)토기로 추정되는 토기가 발견돼 지난 9일 고대사 및 고고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공개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3월부터 대가야 궁성지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대가야읍 연조리 555-1번지에서 정밀발굴조사를 진행, 조사 결과 대가야시대 토성벽의 흔적과 해자가 확인돼 6월 21일 현장공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후 대가야시대 해자 최하층에서 발굴한 유물을 수습·세척과정에서 `大`자와 `王`으로 추정되는 글자를 양각해 놓은 토기 조각을 발견해 이에 대한 공개 및 검증을 위해 대구·경북지역 고대사, 고고학 교수 공개 설명회를 개최했다.    대상 유물은 타날흔이 시문된 장동옹으로 추정되며 일부분만 남아있고 명문은 음각한 인장으로 찍힌 채 확인되며 글자는 비교적 선명하게 확인되는 `大`자와 아래에 `王`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있으나 아쉽게도 하단부가 결실돼 분명하게 알기 어렵다.    이에 공개 설명회에서는 결실된 글자의 해석에 큰 관심이 모아졌으며 참석한 대부분의 전공자는 해당 글자가 `王`으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고 대표적인 두 가지 의견은 다음과 같다.    해당 글자는 `王` 혹은 `干`으로 추정되는데 王의 경우 두 번째 가로이 첫 번째 가로획보다 짧게 쓰여지나 干의 경우 두 번째 가로획이 첫 번째 가로획보다 길게 쓰여지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글자는 `王`일 가능성이 높다.  충남대학교 소장품인 大王명 유개장경호의 경우 출토지는 불분명하지만 금번 출토된 명문토기와는 상호보완적 관계로 6세기 중후엽 제작된 대왕명 유개장경호의 선례를 고려하면 해당 글자는 `王`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번 명문 토기의 출토는 대가야사 연구에 있어 큰 획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가야의 왕도인 고령지역에서 최초로 출토된 명문이면서 이를 `大王`으로 읽을 때 대가야 궁성지의 실체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잠재울 수 있으며 근래에 제기되고 있는 대가야 고대국가론에 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명문의 해독 및 명문 토기의 의미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단정짓기 보다는 학계에 이를 보고하고 학술토론회를 통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참석한 모든 연구자들이 동의했고 고령군은 발굴조사기관과 협력해 `大王명 토기`에 대한 학술토론회를 개최해 해당 유물이 지니는 역사적 가치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 해당 유물의 명문은 인장으로 찍은 것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 대가야 궁성지 발굴조사에서 해자 및 석벽부가 조사구역 동편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대가야 궁성지 발굴·정비사업`을 중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이어가고자 한다.  가야사 연구는 사실 삼국의 역사에 비해 소외돼 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조사, 연구, 복원, 정비 등을 통해 지난해 9월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등재, 2024년 7월 고령군이 20년 만에 신규 고도로 지정되는 성과가 있었다.  고령군은 올 하반기부터 대가야권 최대고분인 `지산동 5호분`, 고령지역 최대 토기 가마 유적인 `합가1리 토기 가마 유적`, 대가야-신라의 접경지대에 축조된 `봉화산성` 등에 대한 학술발굴조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대가야사 연구복원사업을 통한 역사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김일호 기자hoya15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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