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관한 한 아직 우리나라는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은 많이 개방적이며 친구 혹은 유튜브나 TV·잡지를 통해 얻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생활에 변화가 많은 갱년기에는 흥미 위주의 그릇된 정보보다는 실질적인 정확한 정보가 절실하리라 여겨진다. 이번에는 갱년기의 성생활에 대한 구체적 소개를 하기로 한다.
우선 성행위의 빈도에 대한 보고를 보자. 41~45세 남성의 주당 평균 성교횟수는 1.62회, 여성은 1.3회이다. 46~50세의 남성은 1.47회, 여성은 1.25회라는 보고가 있다. 그 이후의 연령에서도 나이가 많아짐에 비례해 횟수는 감소하고 있다. 즉 갱년기의 한국인은 주당 평균 1.4회 정도의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빈도는 학력과 직업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고학력일수록, 사무직 종사자일수록, 대도시 거주자일수록 성생활의 빈도가 떨어지고 있다.
한방의 고전 성의학서인 `옥방비결(玉房秘訣)`에는 20대에는 2일에 1회, 50대는 5일에 1회라는 공식을 제시한 바 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나 참고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성교에 의한 피로는 영양섭취보다는 수면과 휴식만으로도 회복되므로 다음날 일어났을 때 피로감이 남지 않는 정도가 적당한 성교횟수라고 할 수 있다.
성교의 지속 시간을 보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15분 정도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극치감이란 것은 지극히 감정적인 것이라 이것의 정도는 성교시간의 길고 짧음보다는 애무·전희 등으로 유발된 분위기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성생활의 빈도가 떨어지지 시작하는 갱년기에는 단순히 횟수나 지속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만족감이라든가 성교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 갱년기가 되면 몸집이 비만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교의 체위에 있어서도 정상위뿐만 아니라 측위 등 신체 조건에 맞는 체위를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체위를 교정함으로써 성교 시의 불쾌감을 덜 수 있고 불감증·조루·성교 후 피로감을 개선할 수 있다.
복부의 비만이 문제되는 경우 옆으로 누워 관계를 가지는 측위(側位)나 여성의 허리를 받쳐주는 고요위(高腰位)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질병이나 과로로 체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앉은 자세의 좌위(座位)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러한 체위는 부부상호 간의 대화를 통해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고 이런 과정에서 신선한 의욕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 특수한 질병 상태에 놓인 경우의 성생활을 살펴보자.
갱년기의 여성은 질의 분비액이 떨어지고 위축성 질염의 상태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경우 갱년기증후군에 대한 한방치료를 받는게 좋다. 동시에 아스트로글라이드나 페페젤 같은 질 윤활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또 여성생식기나 부속기의 혹으로 자궁이나 난소를 절제한 경우 수술 후유증으로 관계 시에 통증이 생기거나 심리적인 위축으로 불감증이 생겨 성생활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도 갱년기증후군에 준하는 한방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남성이 고혈압으로 인해 혈압약을 먹는 경우 부작용으로 성욕이 떨어질 수도 있다. 고혈압, 중풍 등이 악화될까 염려해 성생활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벼운 고혈압일 때는 아래에 제시한 규칙만 지킨다면 적당한 성생활이 매일매일 공포에 떨며 염려만 하고 있는 것보다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혈압일 때 성생활 규칙은 첫째 성교시간을 단축하되 전희를 오래해 상대의 만족감을 유지시킨다. 둘째 여성 상위의 체위가 좋다. 셋째 목욕 후 30분 이내나 식후 30분 이내, 음주 후의 성교는 금한다. 넷째 낯선 환경, 낯선 상대와의 관계는 복상사(腹上死)의 빈도가 높으므로 금한다. 다섯째 성교 시간은 야간보다는 약간 늦은 아침이 좋다. 여섯째 성교 전·후에는 충분히 휴식한다. 칠곱째 피임을 위한 성교 중단 방법은 해로우므로 다른 피임법을 강구한다. 여덟째 성교 후의 사소한 이상이라도 주의하고 항상 주치의와 상담해 건강한 갱년기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