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웅부공원에서 안동시가 주최하고 안동시와 웅부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공동 주관한 고려전통복식 패션쇼가 `고려의(義) 길을 걷다`라는 주제로 영가헌과 태사묘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웅부공원에서 진행된 1부 행사에서는 고려와 견훤의 후삼국 통일을 위해 치열하게 패권을 다투던 시대 상황과 고창전투에서 왕건을 도와 승리에 결정적 공헌을 한 안동의 삼태사와 그 공로로 안동이란 지명을 하사받게된 역사 스토리의 나레이션을 시작으로 패션쇼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30여명으로 구성된 안동 취타대의 서막을 알리는 행진과 함께 등장한 왕과 왕비를 시작으로 궁중의 대신과 궁녀, 무녀와 평민 등 40여명의 엄격하고 공정하게 선정된 시민 모델이 각 계층의 복식을 차례대로 선보이며 패션쇼를 펼쳤다. 이에 관객들은 숨죽이며 몰입하다가도 모델들이 지나가면 박수로 맞이하는 수준 높은 관람문화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행사의 주요 의상은 지난 3월경 시청률 13.8% 기록하며 막을 내린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서 실제 사용했던 의상을 임대해 예산 절감은 물론 행사 퀼리티를 높였다는 평가다.
이어진 2부에서는 태사길 런웨이와 함께 태사묘에서 삼태사에게 태조왕건이 성씨를 하사하는 의식행사를 진행하면서 행사를 마쳤다.
화려하고 기품 있는 고려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이번 행사는 안동시 도시재생사업의 결과물로 주민 스스로가 프로그램 기획, 연출, 운영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또한 중구동 웅부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설립 후 처음 주관한 행사로서 쇠퇴한 중구동 활성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한다.
이번 `고려황실 패션쇼`는 지난 2016년 중구동 도시재생사업 대상지 주민들의 고려문화 콘텐츠 발굴의 일환으로 고려복식의 고증(考證, 예전의 사물의 시대·가치·내용 따위를 옛 문헌·물건 따위에 기초해서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힘)을 거쳐 2021년부터 주민들 참여한 `고려복식체험` 시범운영 그리고 올해 조합을 중심으로 안동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고려복식 문화와 안동의 역사를 소개하는 행사 운영을 통해 주민 중심의 기획 운영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고려황실 패션쇼 및 거리행차의 총연출을 맡은 최미선은 "역사 퍼포먼스와 고려황실 행차를 통해 원도심을 화려하게 물들이며 관광객과 안동시민들에게 역사를 담은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일 참여를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시민들을 위해 조합에서는 오는 19일 `태사길 프리마켓`에서 고려복식체험 부스를 운영한다"라며 "고려황실복식은 아니지만 우아한 고려귀족복식을 체험할 수 있는 올해 마지막 기회이니 놓치지 말기 바란다"고 전했다.
손진걸 웅부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프로그램 정비를 마치고 오는 2025년에는 다채로운 고려복식 체험프로그램을 기획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참여로 `태사로 고려의 길` 일대가 원도심 관광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데에 조합이 앞장서서 활성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소회와 함께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더 확대돼 안동만의 독창적인 문화상품으로 발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를 측면 지원한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는 "행사의 주무부서인 건축과의 아낌없는 지원과 한글날 휴무일에도 불구하고 나와 교통정리, 주변정리 청소를 해준 공무원에게 감사하다"라며 "그 덕택으로 안전하고 수준 높은 행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병식 도시재생센터장은 자평에서 "우리 안동시민들은 위대하며 휼륭했다"면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안동 지역의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시민들에 의해 개발돼 매우 기쁘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김경태 기자tae666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