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홀로 죽음을 맞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장·노년층의 고독사는 사회적 관계 단절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청년층은 고독사가 많지는 않지만 자살 비중이 높고 취업 문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혼자 사는 노인과 그냥 쉬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노인복지와 청년취업을 위한 재정·경제적 대책과 함께 이들의 정신·정서적 건강을 관리할 국가적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저출생 고령화 추세 속에서 모두가 당면할 앞으로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좌우할 핵심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재작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각각 3661명, 3559명으로 직전 조사 기간인 2021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60대 남성이 전체 고독사 인원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1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3559명, 2023년 3661명으로 최근 조사였던 2021년 3378명 대비 증가했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지난 15일 사전 브리핑에서 고독사 사망자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며 "2021년 716만6000가구에서 2022년 250만2000명, 2023년 782만9000명으로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2022년과 2023년 적용되는 법적 고독사 정의보다 더 넓은 현행 법적 정의를 적용해 조사한 것도 다소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0.95명, 2023년 1.04명으로 2021년(1.06명)과 비교해 줄었다.  고독사가 많이 발생한 지역은 인구가 많은 경기(2022년 749명, 2023년 922명), 서울(2022년 678명, 2023년 559명), 부산(2022년 317명, 2023년 287명) 순이었다. 반면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세종(2022년 11명, 2023년 8명)이었다.  성별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고독사로 인한 사망이 더 많았다. 장년층 고독사는 사별이나 이혼, 알코올 관련질환 등 고질적인 만성질환, 주거 취약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전체 고독사의 5.7%인 20·30대 고독사에선 자살 비중이 높았다. 20대가 71.7%, 30대가 51.0%였다. 복지부에 따르면 20·30대가 고독사에 이르는 과정은 취업 실패나 실직과 연관이 있다.  영국은 지난 2018년 `연결된 사회`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외로움부 담당 장관을 신설했다. 일본도 2021년 고독·고립대책 담당 부처를 설치했다. 프랑스에선 노인과 청년의 동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노인·청년 문제가 더 이상 과거 수준의 복지나 취업 대책 정도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출생률은 세계 최저, 자살율은 최고 수준인 우리야말로 정책 패러다임 전환과 재설계가 필요하다.  그것이 새로운 시대 `국민행복권`을 위한 국가의 책무일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