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아카데미는 지난 19일 경주문화원 강당에서 미술사학자 김희욱 선생을 초청해 삼국유사아카데미 3차 특강을 개최했다.
개회식은 강석근 학장의 인사말에 이어 남심숙 경주시 문화관광국장이 삼국유사아카데미의 발전을 기원하는 덕담, 곧 정년을 맞아 영광스럽게 퇴임을 하게 돼 그간 도움을 준 경주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으며 정원기 경주시의원은 문화도시 경주시와 경주시의회의 APEC 성공 개최에 대한 여러 방안과 노력을 알려줬고 아울러 삼국유사아카데미가 경주문화를 선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희욱 선생은 지난달에 `석불사와 비잔틴 성당`(동연출판사, 2023년, 930쪽)이라는 책을 출판했고 이번 특강 주제인 `불국사와 경덕왕, 그 미스터리를 찾아서`는 그 책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발표는 많은 청중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희욱 선생은 특강에서 신라 경덕왕대는 신라문화의 최전성기였고 경덕왕이 주도적으로 중창한 석불사와 불국사에 대한 기록은 사라지고 왜 일방적으로 불국사 조성이 김대성의 공적으로만 기록돼 있는가? 아울러 경덕왕의 무덤이나 원찰에 대한 기록조차 분명하지 않은 사실이 무척 이채롭다고 주장하며 이 점이 `불국사와 경덕왕`에 관한 `최고의 미스터리`라고 전제한 후에 강의를 시작했다.
김희욱 선생의 학술적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 석불사와 불국사를 조성한 주인공은 김대성이 아닌 경덕왕이며 경덕왕은 석불사를 왕자의 수태 점지를 위한 존엄 사찰로 조성했고 석불사 건축구조가 생명 잉태구조인 천궁(=하늘 자궁)의 형태로 조성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둘째 지금의 원성왕릉이 경덕왕릉이라고 추정했다. 내남면 부지리에 있는 (전)경덕왕릉은 실제 경덕왕릉이 아니며 지금이 원성왕으로 알려진 괘릉이 경덕왕릉이라고 추정했다.
셋째 불국사 극락전은 일반인들을 천도하기 위해 조성된 건물이 아니라 경덕왕의 영혼을 서방정토로 인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김대성이 조성한 반야용선(般若龍船)이라 주장했다. 불교 교리에 맞게 죽은 영혼을 천도할 목적으로 조성된 극락전은 어느 사찰에서도 없는 독특한 형태라고 했다.
김희욱 선생은 "석불사와 불국사는 경덕왕이 조성했고 경덕왕이 그 주인공인데 혜공왕을 몰아내고 즉위한 내물왕계의 선덕왕에 이어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한 원성왕이 무열왕계 경덕왕과 혜공왕의 권위를 의도적으로 약화시켜 자신의 왕권에 대한 정통성과 합리성을 조성하기 위해 석불사와 불국사의 중창을 김대성의 공적으로 꾸미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 김호상(진흥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은 "김희욱 선생은 이전에 출판한 여러 책들에서 종교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시각에서 역사를 보려는 노력을 느끼고 있으며 이번 발표문 역시 여러 종교를 넘나들며 국내외적으로 현장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생각을 기존 견해에 구속되지 않고 새로운 자신의 견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진 강석근 학장의 특강 주제는 `신라의 미녀(美女)`였는데 신라시대 1000년 간의 역사에서 확인된 신라 대표 미녀 5명의 사례를 제시했다. 신라 최고의 미녀는 향가 `헌화가`의 주인공이자 순정공의 부인인 수로부인(水路夫人)이라고 했다. 수로부인은 큰 산과 큰 못을 지날 때마다 미녀라는 이유로 매번 신물들에게 납치됐기에 1위를 차지했다고 했다. 인간이 아닌 역신이나 죽은 왕이 그녀의 미모를 잊지 못해 찾아왔던 `도화녀와 비형랑`에 나오는 도화녀(桃花女)`가 2위, `처용가`의 처용(處容)의 부인이 3위, 소지왕이 미인을 찾아 미복 차림으로 3번이나 영주시까지 찾았던 벽화(碧花)가 4위, 백제의 서동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신라 왕경에 잠입해 찾았던 선화공주(善花公主)가 5위라고 했다.
삼국유사아카데미 3차 특강에는 4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하고 발표자와 토론자 간에는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손동현 기자dongh03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