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 기조는 1기 때와 같은 `미 우선주의`(America First)이면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동맹이나 다자 협력을 경시하고 미국의 이익만을 좇는 `고립주의` 접근법에다 적극적인 영토 확장을 추구하는 `팽창주의`가 가미 또는 대체된 형태로 분석되면서다.
이는 과거 강대국이 약소국을 억눌러 식민지로 만들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던 `제국주의`를 상기시킨다. 트럼프 2기의 미 우선주의는 이에 따라 `트럼프식 신(新)제국주의`로도 해석되는 분위기다.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일까지 19일(현지시간)로 단 하루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트럼프는 취임 직후 이러한 신제국주의 시각이 장착된 미 우선주의로 전 세계를 뒤흔들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미 예고편을 보여준 상태다. 캐나다와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를 미국의 손에 넣겠다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것이 그렇다.
캐나다는 엄연한 하나의 주권국가이고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의 섬이다. 파나마 운하에 대한 소유권은 파나마 정부에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캐나다와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에 대한 욕심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파나마 운하와 관련해서도 트럼프는 운하 통행료가 과하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으로의 반환을 촉구했다. 그는 본래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이 미국 것이었던 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통제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경제적 능력을 사용할 여지를 열어두는 언급을 해 굉장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린란드를 관리하는 덴마크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정치·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미국의 동맹국이란 얘기다.
파나마 또한 미국의 지원을 받아 독립한 만큼 미국과 가깝다. 즉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 관계도 서슴지 않고 군사력을 운운한 점이 논란거리가 된 것이다.
트럼프가 이처럼 과감한 `팽창주의·제국주의적 행보`를 하는 이유로는 중국이 꼽힌다. 미국에 대항할 세계 초강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2기에서의 중국은 1기 때보다 강력한 `군사·경제적 적대국`으로 규정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에 대한 반환 촉구 때 파나마 정부와 중국 정부가 협력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 파나마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게 두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견제는커녕 동맹 및 파트너 국가를 잃는 상황만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또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동맹의 가치보다 경제적 비용에 더 관심을 두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는 트럼프가 취임 후 한국이나 일본에도 방위비 분담금 상향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동맹의 가치를 더욱 낮추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낳게 하는 배경 중 하나다.
트럼프의 `영토 야욕`이 러시아와 중국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지금까지 전쟁을 이어오고 있고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어 우리도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