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권에 극단적 이분법이 난무하면서 유력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지자로 구성된 팬덤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아이돌 문화에서 주로 쓰이던 용어인 `팬덤`은 애정하는 특정 대상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결집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팬덤을 공고하게 구축할 수 있다면 정치적 입지를 빠르고 확실하게 다질 수 있다. 그렇기에 정치인들은 유튜브나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팬덤 정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 특성상 팬덤에 소속된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색에 맞는 영상만 시청하게 된다. 일부 극단적 정치 유튜버들은 이러한 현상을 적극 이용한다.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2일 유튜브 통계 분석 서비스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뉴스·정치 분야 슈퍼챗 상위 20위 가운데 12개(전 세계 기준)가 한국 채널로 나타났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3억5747만원의 수입을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뉴탐사`(2억8095만원), `신의한수`(2억1376만원) 순이었다.
이 외에도 △시사타파TV(1억5278만원) △유재일(1억5261만원) △어벤저스전략회의(1억4549만원) △최국튜브(1억3783만원) △홍철기TV(1억3698만원) △`팟빵`매불쇼(1억3445만원) △사장남천동(1억2831만원)이 전 세계 순위 톱20에 포함됐다.
유독 우리나라 뉴스·정치 분야 유튜브에서 `슈퍼챗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이다. 문제는 해당 유튜버들이 돈을 벌기 위해 `혐오` 발언과 가짜뉴스 유포를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발언이 극단적일수록 팬덤은 더 열광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에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위배한 영상을 제한하기 위해 `노란 딱지`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치 유튜버는 슈퍼챗은 노란딱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더욱 극단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서부지법 난동 사건 당시 한 극우 유튜버는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 합의가 안 된다면 발포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경호처는 발포하라! 발포하라! 발포하라!"고 지지자들을 선동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유튜브에서 시작한 무분별한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정쟁`으로 엮이면 서로의 주장을 가짜뉴스로 매도하기 일쑤다. 정치권 스스로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주체로 전락하기도 한다.
팬덤은 추종적 성격을 가진 만큼 중심에 선 인물이 균형을 잃고 무책임한 선동을 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애정하는 사람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확증편향 된 가짜뉴스에 정보를 의존하게 돼 그릇된 판단을 할 우려가 있다.
국민의힘은 `진짜뉴스발굴단`, 민주당은 `민주파출소`를 꾸려 허위 정보를 찾아내 바로잡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진짜뉴스발굴단은 경찰 `혼수상태설`을 보도자료로 내 비판받았고 민주파출소는 `카카오톡 검열` 논란을 낳았다.
정치권이 자정 노력을 내세우면서도 결국은 팬덤을 선동해 상대 정당을 공격하는 데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