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통상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정국 불안 여파로 우리나라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에 발표한 `2025년 2월 경제동향`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통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생산 증가세가 완만한 수준에 머무르는 가운데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그동안 높았던 수출 증가세도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을 중심으로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건설업 부진으로 인해 전체 생산 증가세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의 개선에 힘입어 5.3% 증가했지만 건설업이 8.3% 감소하며 전체 증가 폭을 제한했다.  건설업 생산은 전월(-12.5%)에 이어 8.3%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소비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국 불안으로 가계 심리가 위축되며 부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특히 승용차(11.5%), 가전제품(7.5%), 의복(1.3%) 등의 품목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음식점업(2.8%)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8.7%)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1.2로 전월(88.2)에 이어 100을 밑돌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 평균과 비교해 낙관적이고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13.1%)가 개선되며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일반산업용 기계(-6.6%)와 전기·전자기기(-3.0%)의 감소 폭은 전월(-11.4%, -4.5%)에 비해 축소됐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6.8%)과 토목 부문(-11.4%)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8.3% 감소했지만 지난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7.2% 증가하면서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기(ICT) 부문이 호조를 보였지만 다른 품목의 부진으로 둔화했다. 1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10.3% 줄어든 반면, 일평균 기준으로는 7.7%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5.0%)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일반기계(-6.0%)와 석유제품(-15.8%)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8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노동시장은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고용 증가세가 둔화했다.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2000명 감소하며 감소 전환됐다. 특히 건설업(15만7000명), 제조업(9만7000명), 보건·사회복지업(2000명), 공공행정(2만명) 등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1월 소비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며 전월(1.9%)보다 소폭 높은 2.2%를 기록했다. 다만 KDI는 내수 부진이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관세 정책 등으로 통상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정국 불안 여파로 우리나라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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