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통틀어 드물게 천년왕조를 이어왔던 신라. 찬란했던 왕조의 도읍지인 경주는 장구한 세월의 흔적들이 도시 전체에 산재해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며 신라의 숨결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지역특성을 지닌 경주에는 전통문화를 보존, 계승 발전시켜 21세기 새로운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민족문화의 아름다움을 올바르게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민간문화단체 (사)신라문화원을 만날 수 있다.1990년 ‘불교신문 경주지사’ 개설을 계기로 불교문화와 경주의 문화를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앞장서며 경주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신라문화의 바른 이해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민족문화유산의 보호를 위한 조사, 연구 모니터링, 교육 및 홍보 활동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경주지역이 지니고 있는 역사성과 각종 문화유산의 바른 소개는 물론,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 필요해짐에 따라 1993년 3월18일 혜국 큰스님과 고청 윤경렬 선생을 고문으로 추대, 순수민간문화단체로 출범했다.신라문화원은 전국의 문화단체, 언론사 등 경주와 관련된 문화유산과 문화행사에 관한 정보를 제공과 이러한 취지에 동참하는 회원 2천여 명과 경주를 제대로 알리고 홍보하는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2004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사단법인 신라문화원으로 설립허가를 받고 2005년 제2회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대통령상(봉사, 활용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고 이제 경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천여 명이 넘는 후원회원이 결성돼 있다.우리 지역의 대표적 문화·관광 NGO인 신라문화원의 다양한 활동을 5회에 걸쳐 소개할 계획이다.
- 문화재, 보존이 활용이다◆ 노천박물관 남산을 알고 가꾸자-청정운동, 문화재 이정표 거리 측정97청정운동추진위원회에서 전국 7개 도시를 순회하며 진행한 97청정운동실천국민대회 첫 행사로 경주에서는 노천박물관으로 알려진 경주 남산을 선정했다. 신라문화원은 1997년 6월 본원 주관으로 남산 청정운동을 추진했다. ‘깨끗한 마음 깨끗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경주남산에서 오물수거, 경주남산 훼손문화재 사진 전시회는 물론, 삼릉계 석조여래좌상, 삼화령, 용장계 입구, 용장사터, 용장계 약사여래좌상 등의 지정문화재가 아닌 5곳에 안내판을 제작 설치해 경주남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많은 사람이 찾는 남산의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1995년 경주의 여러 문화단체와 함께 2개월에 걸쳐 각 등산로를 코스별로 현장 답사하고 직접 실측해 정확한 거리를 이정표에 표시했다. 이로써 그동안 답사객들이 혼선을 빚던 곳을 각 코스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함으로써 남산지도제작에 기본 자료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 경주 고도경관 보호운동-고도경관 난개발 저지운동 펼쳐최근 고도경관을 해치는 많은 건물들이 정비되고 있는 가운데 노서동고분군 앞에 7층 아파트 건립이 추진되자 신라문화원은 관계기관에 이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서명운동과 함께 주민 설득사업을 실시했다. 지역의 많은 문화단체 및 개인이 취지에 동참, 모금운동을 벌였으며 이를 계기로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유적 보호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행정기관이 도시 설계 시 고도경관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고려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 문화재지킴이 운동-전국운동으로 확산하는데 기여신라문화원은 2004년 10월 전국 11개 문화단체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안동문화지킴이와 본원의 공동주관으로 개최된 ‘1가족1문화재지킴이’ 운동 발대식으로 시민계몽운동을 시작했다. 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가족1문화재지킴이’ 운동으로 확대하면서 한화리조트, 포스코플랜텍, 스타벅스 등 기업과 지역 중·고등학교, 다양한 사회단체에서 봉사활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참가단체는 각자 마음에 드는 문화재를 선택하여 명예지킴이가 된 뒤 해당 문화재를 찾아 청소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진행하며 최근 문화재지킴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데 크게 선도적 역할을 주도했다. 또한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우리고장 목조문화재 가꾸기’, ‘문화재도 지키고, 탐방로도 가꿔요’, ‘외곽지역 문화재 우선지킴이’ 등 재미있는 테마를 정해 활동을 하고 행사 후에는 민속놀이 등 체험거리를 추가해 참가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했다.‘친구가 된 문화재, 행복한 청소년’이란 슬로건 아래, 문화재청 주최, 엘리트학생복 후원으로 신라문화원이 주관한 ‘2010 청소년문화재지킴이단 대잔치’ 행사는 전국에서 250여 명의 청소년 문화재지킴이들과 지도교사가 참가한 가운데 8월7~8일 1박2일 일정으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경주유적지 일원, 신라문화체험장에서 개최했다. 이 행사를 통해 각 지역에서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 지도교사들과 청소년지킴이들은 서로간의 경험과 성과를 함께 나누고 더 효율적인 지킴이 활동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신라문화원이 2005년부터 본격 시작한 문화재지킴이 운동은 전국운동으로 확산하는데 기여함으로써 문화재 보호에 대한 재인식을 심어주었다.
◆ 문화유적 정화사업단 활동 및 정착신라문화원은 2005년 2월부터 주2회 문화재 정화활동을 시작했다. 경주를 9개 권역별로 나눠 6~8명 단위로 편성된 지역 어르신들이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을 우선 선정, 문화유산해설사와 함께 문화재 답사 후, 문화재 보존상태 현장 점검 일지 작성 및 문화재 주변 정화 작업을 실시하는 등 문화유적 보호는 물론, 관광객들이 쾌적하게 문화재를 관람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또, 지역어르신들이 문화재 보호에 솔선수범 나설 수 있도록 60세 이상의 어르신 80여 분을 모시고 2005년 3월부터 매월 첫째 금요일마다 우리고장 문화재 알고 가꾸기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2006년에는 기존 사업을 더욱 확대해 경주에 있는 단체에서 1주일 전에 신청을 하면 본원 소속의 신라문화유산 해설사들이 문화재 답사를 무료로 해드리며 유적지를 가꾸는 일도 함께 병행함으로써 참가자들에게 건전한 여가생활은 물론 우리 문화재를 아끼고 친근하게 접근 할 수 있는 계기를 통해 문화재 사랑의 실천 운동으로 연계해 나갔다.이처럼 신라문화원은 유수한 우리문화를 바르게 알리고, 소중히 보존하며 또한, 소통하고 체감하는 문화로 자리하기 위한 문화단체로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손익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