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천년 수도 경주의 남쪽에 있다하여 이름 붙여진 남산에는 주지하듯 신라시대의 수많은 불상과 탑 등 불교문화유산 뿐만 아니라, 선사시대부터 최근세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종의 문화재가 아울러 밀집, 분포하고 있다. 또한 건국에서부터 멸망에 이르기까지 천 년간의 신라 역사를 조감(鳥瞰)할 수 있는 자료와 실물과 자연환경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다. 나아가 ‘남산’은 하나의 단위문화재로서 단일지역에 670여 개소(건)의 문화재가 서로 어우러져 집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양·질 양면에서 독보적이고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 불교문화유산의 보고이자 신라의 영산(靈山)이요 우리민족의 성소(聖所)이다.특히 남산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양질의 화강암이 다량 분포하고 있어 7세기경부터 석조불상이 제작되기 시작했고, 8·9세기를 지나면서 불상양식은 다양하게 변화·발전했다. 남산에서 불상이 제작되기 시작한 7세기 대에는 고졸한 미소를 머금고 머리가 큰 아동형 신체 비례를 보여주는 불상이 몇 군데 남아있다.
이러한 남산은 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인묵객들이 남산의 개별 유적과 유물 그리고 거기에 조화된 풍광을 음유(吟遊)했고 그것을 문장으로 남긴 바가 적지 않다.
삼불사 구간[삼불사~바둑바위~금오봉~약수골)
삼불사에서 바둑바위, 금오봉, 약수골 구간 탐방코스로 연결된다. 삼불사의 석불입상을 선두로 오다 보면 경주의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바둑바위를 만날 수 있다. 기암괴석과 주변 풍광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탐방코스로 또한 남산에서 가장 큰 마애입불상을 볼 수 있는 탐방코스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경주국립공원 남산지구 삼불사~금오봉~약수골 탐방로는 많은 문화재를 볼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수려한 자연풍경을 함께 감상하며 천천히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삼불사의 배리 삼존불과 남산에서 가장 큰 마애입불상이 유명하고 전망 좋은 바둑바위에 오르면 서라벌 벌판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 삼불사 - 바둑바위 구간 (1.4km, 약 60분 소요)
삼불사에서 바둑바위까지의 거리는 1.4km 정도이며, 약 6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삼불사에서 올라가는 길은 마사토로 되어 있어 구간 중간 중간에 미끄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탐방로를 따라 올라가는 동안 자연자원의 감상과, 곳곳에 분포해 있는 문화재를 감상하는 재미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탐방코스이다.
주요 볼거리로는 탐방로 입구에 위치한 삼불사에서 보물로 지정된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보물 제63호)을 볼 수가 있다. 7세기 신라 불상조각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이 삼존입상은 남산 기슭에 흩어져 있던 것을 1923년 지금의 자리에 모아 세웠다.그리고 바둑바위를 향해 올라가다보면 선방곡 선각여래입상을 만나는데 마모가 심해 현재 형상을 알아보기 힘들다.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신선이 내려와 바둑을 두었다고 전해지는 바둑바위가 있다. 조망이 뛰어난 곳으로 경주시내 일대를 한 눈으로 볼 수 있다.
* 바둑바위-금오봉 구간 (0.9km, 약 30분소요)
바둑바위~금오봉 구간은 돌길, 흙길, 목재데크 계단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 0.9km 구간에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삼불사~바둑바위 구간은 마사토의 미끄러운 흙길이었지만, 바둑바위~금오봉 구간은 능선 구간이라 오르막도 없고 힘들지 않으며 편안하게 산행할 수 있는 구간이다.주요 볼거리로는 바둑바위에서 금오봉을 향해 5분 정도 걷다보면 삼릉계마애석가여래좌상이 있는데, 이 탐방로는 낙석위험으로 인해 폐쇄되어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지만, 문화재와 조금 떨어져 있는 금오봉으로 가는 탐방로 내에서 충분히 마애석가여래좌상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금오봉을 가는 길에 바위의 갈라진 틈에 돌을 던져 소원을 비는 상사바위 등 바위들마다 숨은 전설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구간 마다 휴식을 취하며, 사진촬영 및 전설을 상상해보는 것도 좋은 곳이다.
* 금오봉-약수골 구간(1.5km, 약 60분 소요)
금오봉에서 약수골까지의 거리는 1.5km 정도이며, 약 6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금오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내리막의 돌길과 마사토 흙길로 이루어져 있어 미끄러운 구간이 많은 곳이다. 또한 마애입불상 인근 내려가는 길에 안전로프가 있기는 하지만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미끄럼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약수골석불좌상 주변은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흔적이 많아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주요 볼거리로는 약수골을 거의 내려올 때 쯤 남산에서 가장 큰 불상으로 알려진 약수골 마애입불상이 나타난다. 남산의 거대한 바위기둥의 한 면을 다듬어 마애불을 조각했다. 불두는 다른 돌에 조각을 하여 따로 얹었는데 현재 불두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다.여기서 조금 더 내려오면 약수골석불좌상을 만나 볼 수 있는데 머리가 사라지고 대좌와 중대석 등이 흩어져 있다.
경주국립공원 남산지구 삼불사∼금오봉~약수골 코스는(2시간 30분, 거리 3.8km) 완만한 경사와 조금 가파른 경사가 모두 있다. 마사토 흙길, 목재데크 계단, 밧줄구간이 있는 코스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등산화, 등산복 등 산행에 있어 불편하지 않은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마사토로 된 미끄러운 흙길, 비가 온 후 바위와 지면으로 노출된 나무뿌리가 매우 미끄럽기 때문에 주의해서 산행을 한다면 안전한 산행이 될 것이다. 산행을 하면서 수려한 자연풍경에 심취해 무심코 야생화나 산나물 등 식물을 채취하거나, 아름다운 경관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더 좋은 촬영 포인트를 찾아 탐방로를 벗어나 샛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자연생태계 보호뿐만 아니라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삼가야 할 것이라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적하고 있다. 또한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라면 남산을 찾을 때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탐방해설프로그램을 예약해 참여한다면 전문 해설가의 안내를 받으며 자연생태 해설은 물론 남산에 산재해 있는 역사문화유산에 대한 해설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가족의 건강은 물론 아이들의 현장교육에도 좋은 온가족 즐거운 탐방코스로 남산이 각광 받고 있다.손익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