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남산을 사람들은 흔히 노천박물관이라 한다. 그만큼 남산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남산은 단순히 문화재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그 자체가 문화재이다. 산모퉁이 하나 돌면 마애불이, 골짜기마다 수많은 절터, 솔숲에 이는 바람은 오가며 숱한 전설을 들려준다.신라인들에게는 신앙이었을 남산, 이제 남산은 우리에게도 신화이다. 고고미술사가 김원용은 강우방 공저 ‘경주남산’에서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신라의 범패(梵唄)가 은은히 들려오는 남산의 오솔길은 얼마나 아름다웠으랴. 종소리, 목탁소리, 풍경소리, 새소리가 모두 모여서 정토의 화음으로 퍼졌을 것이다. 신라인들이 오르던 길을 오르고 있으며 솔나무 옆의 두루뭉실한 바위가 부처가 되고 흐르던 시간이 소리 없이 멎어서 신라로 돌아간다. 천년, 부처는 그렇게 앉아 계시고, 천년, 그렇게 서 계실 것이다. - 동남산, 부처가 바위가 되고 시간이 멈춰선 곳 염불사지~이영재 코스[염불사지~칠불암~신선암~이영재] 염불사지에서 칠불암, 신선암, 봉화대능선, 이영재 구간으로 이어진다.염불사지 삼층석탑, 칠불암 마애불상군,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등 동남산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 염불사지-칠불암 구간 (1.4km, 약 70분 소요) 염불사지~이영재 구간 탐방로는 통일전주차장에서 시작한다. 마을을 지나 염불사지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염불사지에서 칠불암까지의 거리는 1.4km 정도이며, 약 7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완만한 경사로 돌계단이 있어 산행하기 좋은 코스이다.  염불사지의 삼층석탑을 보고 완만한 산을 오르면 칠불암이 나온다. 이 암자에는 남산에서 유일한 국보 제312호로 지정된 칠불암 마애불상군을 만나게 된다. 통일신라 전성기인 8세기 중엽에 조성된 작품으로 삼존불 높이 4.26m, 사방불 높이 2.4m로 전면 바위 네 방향으로 사방불이 조성되어 있고 뒤에 바위에 마애삼존불이 조성된 모습이 특이하다. 당당한 자세, 풍만한 얼굴, 위엄과 자비로움을 한몸에 지닌 본존불은 석굴암의 본존불을 닮았다고도 한다. 남산의 숱한 불상들 가운데서 규모가 크고 당당한 조각도 드문 손꼽히는 걸작으로, 보물 제200호로 지정돼 있다가 지난 2009년 국보로 승격됐다. 칠불암 법당은 칠불이 모셔진 방향으로 유리창을 내고 법당에는 따로 부처님을 모시지 않았다. □ 칠불암~신선암 구간(0.5km, 약 15분소요)  칠불암~신선암 구간은 경사가 급하고 로프와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암괴석과 급경사로 위험한 구간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바위 면과 신선암으로 가는 나무계단이 많아 미끄러우므로 특히 주의를 요하는 위험한 구간이다. 시간은 약 0.5km 구간에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보물 제199호)은 칠불암 바로 위에 절벽에 곧바로 선 남쪽 바위에 새겨져 있다. 바위를 조금 깍아내 둥근 감실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 마애보살상을 모셨다. 마치 구름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머리에 삼면보관을 쓰고 있어서 보살상임을 알 수 있다. 얼굴은 풍만하고 오른손에는 꽃을 잡고 있으며, 왼손은 가슴까지 들어 올려서 설법하는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8세기 후반의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야가 훤히 펼쳐진 암벽에 구름을 올라타고 유희하는 듯, 산등성이에 좌정한 이 불상 앞에서는 누구나 신선이 된 듯한 상쾌함을 맛볼 수 있다. 남산에서 볼 수 있는 전망가운데 백미라고 할 정도로 조망 시야가 좋다. 멀리 석굴암과 경주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동해 문무왕릉에서 솟아오른 태양이 석굴암 대불을 비추고 또 이곳을 비춘다. □ 신선암~봉화대 능선구간(1.3km, 약 75분소요)        신선암마애불상을 뒤로하고 다시 바윗길을 따라 얼마쯤 오르면 봉화대 능선길에 접어든다. 남산의 최고봉인 고위산(494m)에서 한복판 우뚝 솟은 금오산(498m)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신선암에서 봉화대능선 초입부는 칠불암~신선암 코스와 마찬가지로 비가오거나 눈이 왔을 때 바위 면이 많이 미끄러우므로 조심해야한다. 신선암~봉화대능선까지의 거리시간은 약 1.3km 구간에 약 75분 정도 소요된다. 봉화대능선에서 용장골로 빠지는 하산길 좌측에 위치한 모전석탑은 남산에 흔치 않은 모전석탑으로 상륜부 제외부분이 남아있어 최근에 복원됐다. 모전석탑의 특징은 몸돌의 지붕 아래 위쪽 모두 계단식으로 층이 있다는 점이다. □ 봉화대능선 ~이영재 구간(0.6km, 약 15분소요)         봉화대능선~이영재는 완만하고 평탄한 곳으로 약 0.6km의 구간에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곳곳에 샛길이 많기 때문에 길이 나눠지는 부분에서는 이정표를 잘 보고 산행을 해야 한다.  봉화대능선의 봉화대는 전란을 알리는 불을 피우거나 연기를 피우는 자리인데, 조선시대에는 전국에 600여 곳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 축조되었던 봉화대는 지금 허물어진 돌축대(길이 38m,높이 1.5m)의 토대(길이 25m)가 남아 있을 뿐이며, 무분별한 탐방으로 인한 추가적인 훼손을 막기 위해 현재는 보호시설이 설치돼 있어 가까이서 보는 데 한계가 있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기와 조각이나 그릇 조각들이 모두 조선시대 것뿐이어서 신라 때부터 있었던 유적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동남산의 유적은 이 봉화대에서 끝나고 이영재로 이어진다. 경주국립공원 남산지구 염불사지~이영재 코스는(편도 3시간, 거리 3.8km) 완만한 경사와 돌계단, 밧줄, 목재데크가 있지만 크게 힘들지 않는 구간이다. 그러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등산화, 등산복 등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위와 밧줄이 매우 미끄럽기 때문에 주의해서 안전한 산행을 해야 할 것.손익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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