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동쪽을 둘러싸고 있는 토함산은 높이 745m로 옛부터 신라 오악의 하나로 숭앙 받았으며 특히 동해에서 경주 시내를 잇는 가장 짧은 거리에 위치해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다.죽어서라도 용이 되어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서원과 넋이 담긴 대왕암이 토함산 너머 동해에 있으며, 동악 곧 토함산의 산신이 되었다는 석탈해의 탄생과 죽음에 얽힌 이야기가 이 산자락에 묻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토함산을 기억하는 것은 불국사와 석굴암 때문이다.토함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데는 ‘삼국유사’에서 탈해는 “한편 토해(吐解)라고도 한다”고 했는데, 특히 ‘삼국유사’에서 토해라고 많이 쓰고 있다. 토해와 토함은 유사음이니 토함산이 되었다는 것.또 다른 견해는 토함산의 경관에서 연유한 것이다. ‘안개와 구름을 삼키고 토하는 산’이 토함산이다. 정말로 동해의 습기와 바람은 변화무쌍하여 지척을 분별 못할 안개가 눈앞을 가리는가 하면 어느 사이에 안개가 걷히기 시작해 잇닿은 봉우리와 소나무 숲이 한 폭의 동양화를 이룬다. 동해의 잔잔한 수평선 위로 해가 가득 떠오르고 붉은 태양이 토함산을 넘어갈 때 우리는 문득 ‘토함’의 진의를 깨닫는다.구비 구비를 넘어 석굴암 오르는 길, 속세를 떠나 해탈한 어느 선승(禪僧)의 가르침이 석굴암 통일대종에 울려 퍼진다. 신라인의 불국토 서원(誓願)이 예술로 승화된 곳  -불국사 구간(불국사~석굴암~토함산~보불로) 불국사에서 석굴암, 토함산, 보불로 구간으로 천년고도 신라의 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을 볼 수 있는 경주국립공원 토함산지구 대표 탐방코스이다.경주국립공원 토함산지구 내 불국사~보불로 탐방로는 경주 국립공원에서 가장 긴 코스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품고 있다. 탐방로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해 어린이부터 노약자까지 누구든지 수월하게 산행할 수 있어 토함산의 대표적인 탐방로라고 할 수 있다. □ 불국사-석굴암 구간(2.2km, 약 50분 소요) 불국사~석굴암 구간 탐방로는 불국사입구 우측에서 시작한다.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의 거리는 2.2km 정도이며,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불국사에서 오동수 약수터까지는 흙으로 된 탐방로다. 오동수 약수터부터 주로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계단 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석굴암 입구 약 500m전부터는 계단수가 많아 힘이 조금 든다.  탐방로를 따라 올라가는 동안 약수터와 쉬어가는 코스가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숲을 느끼며 산책하듯 가볍고 편한 산행으로 더할 나위 없는 탐방 코스이다. 탐방로 입구에 위치한 불국사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경덕왕 10년(751년) 재상 김대성이 현생에 부모를 위해 창건했다. 삼국통일 이후 나라가 안정되고 문화적 역량이 높았던 경덕왕 시절은 신라문화의 황금기였고, 당시의 신라인들은 불국토를 신라땅에 구현하고자 하는 염원이 간절했다. 신라인의 강한 신앙심은 발달한 과학 기술과 뛰어난 건축술, 예술적 감수성에 힘입어 현실화 되었고, 그중의 하나가 불국사이다. 불국사의 진정한 힘이 결코 아름다운 경치나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 뛰어난 건축적 기술에만 그치지 않는 천 년 전 신라인의 마음이 그 이유일 것이다. 다보탑(국보 제20호), 석가탑(국보제21호), 청운교와 백운교(국보 제23호), 연화교와 칠보교(국보 제22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27호), 비로자나불(국보 제26호) 등 국보 7점을 보유하고 있는 불국사는 1995년 석굴암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공동 지정됐다. 불국사 옆 탐방로 입구를 기점으로 300m부터는 불국사 단풍길이다. 탐방로 양옆으로 단풍나무가 조성돼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탐방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체육시설과 오동수 약수터가 있어 쉬어가는 쉼터를 제공해준다. 석굴암은 신라의 황금기를 구가한 시절의 불사 중 최고의 정점으로 꼽힌다. 석굴암의 석실 안에는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와 여러 제자와 보살들이 그 깨달음의 순간을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는 장면이 구현돼있다. 본존불을 비롯해 주변의 보살과 제자들의 형상은 부처의 설법을 듣고자하는 신라인의 모습 그대로가 아닐까? □ 석굴암-토함산 구간 (1.4km, 약 40분 소요)   석굴암~토함산 구간은 흙길로, 1.4km 구간에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석굴암을 지나 흙길을 따라 오르면 성화 채화지가 있다. 경사가 완만해 힘들지 않게 편안하게 산행할 수 있다.   석굴암을 지나 10분 정도 더 오르면 토함산 성화 채화지가 나온다. 성화대가 세워진 상단과 바위에 문양이 새겨진 돌 제단인 하단으로 나뉘어있다. 국내에서 치러지는 전국 주요행사에서는 대부분 강화도 마니산에서 성화를 채화하지만, 경북도민체육대회를 비롯한 영남지역의 행사에는 이곳 토함산에서 채화를 한다. 성화 채화지에서는 또다른 볼거리가 있는데 커다란 바위에 구멍이 군데군데 뚫려있는 모습도 있다. 이것은 신라시대에 바위를 둘로 나누려 한 흔적이라고 한다. 성화 채화지를 뒤로하고 조금 더 오르면 동해의 안개와 구름을 뿜어내는 듯한 경관을 자아내는 토함산 정상이다. 해발745m, 날씨가 쾌청한 날에는 멀리 동해바다가 보여 이곳을 오르는 탐방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 토함산-보불로 구간 (6.9km, 약 2시간30분 소요) 토함산~보불로 구간은 흙길로 이루어져 있다. 능선을 따라 소나무와 잣나무 숲을 거닐며 하산하는 코스이다. 높은 경사가 없어 탐방객에게 무리를 주지 않고 무난하게 산행 할 수 있다.  보불로를 향해 2km정도 가면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이 있으며 멸종위기 2급 식물인 애기등(작은등나무)이 자생하고 있다. 이곳을 산행하는 탐방객들이 특별보호구역을 지날 때에는 소중한 자연자원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기에 출입금지 지역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즐거운 산행 Tip 경주국립공원 토함산지구 불국사∼보불로 구간(편도 4시간, 거리 10.5km)은 경사가 완만하지만 코스가 길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등산화, 등산복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정상부근에는 안개가 자주 끼며 바람이 많이 불어 긴 셔츠나 점퍼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산불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흡연, 취사행위 등은 물론 인화물질 자체를 소지하는 것을 삼가야 할 것은 산행의 기본.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탐방객들이 쓰레기를 가져올 경우 해당 중량에 따라 그린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있어, 전국 국립공원에서 주차장이나 야영장 등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시설물에 대한 사용요금으로 결제도 할 수 있다. 그린포인트 적립과 더불어 자연보호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인 셈. 손익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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